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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온몸이 붓이 된 통일시인 이기형 선생 추모제

우또라 2014. 6. 13. 12:44

 

 

온몸이 붓이 된 통일시인 이기형 선생 추모제
민족과 통일을 노래한 '이기형 대표시 선집' 발간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4/06/13 [11:45]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이기형 시인은 늘 현장을 찾아 민족과 통일을 노래한 실천 작가라며 후배 문인들도 선생의 본을 받으라고 추모사를 하는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민족. 통일 시인 이기형 선생의 대표 시들을 선정해 출간한 '이기형 대표 시선집'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민족시인으로 통일을 한평생 노래하며 조국의 자주화를 위해 헌신한 시인 이기형 선생 추모 1주기를 맞아 시인을 기리는 추모제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한국 현대사에 진정한 스승으로 조국통일을 노래한 거두 시인으로 살다 2013년 6월 12일 세상을 떠난 ‘민족 통일 시인’ 이기형(1917~2013)선생의 추모식은 선생의 대표작 100편을 모은 <이기형 대표시 선집>(임헌영·맹문재 엮음, 작가 펴냄)이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 기념식을 겸해 12일 저녁 6시 30분 조계사내에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진행 되었다.

▲ 이기형 선생을 추모하는 출판기념회에는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을 비롯 이부영 전 국회의원,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 조계종 진관스님, 민가협 조순덕 상임의장 등 시민사회 인사들과 가족들이 함께 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이기형 선생은 식민과 분단을 실천으로 싸우며 민족자주와 조국통일을 노래해 오다 지난해 통일을 보지 못하고 영면했다.

이날 추모제를 겸한 출판 기념회에는 통일 애국인사들은 물론 선생의 시를 사랑하고 존경했던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하며 선생의 고귀한 넔을 기리며 통일 된 세상을 염원했다.

이기형 선생의 시 작품 중 100을 선정하여 책을 출간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였던 민족문제 연구소 임헌영 소장은 “어려운 시대를 사셨던 민족통일 시인을 기리기 위해 추모제와 선생의 작품ㅇㄹ 선정한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다”며 “젊은 시인들 이기형 선생처럼 현장으로 달려가 사람을 만나고 그 가운데 시를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추모사 등의 발언을 한 인사들은 하나 같이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며 조국통일을 갈망했던 선생의 높은 뜻을 언급하며 하루 빨리 통일 된 세상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선생의 작품이 낭독되고 선생을 추모하는 예술 공연이 진행 되었다.

행사에서 낭독 된 선생의 시 ‘이제는 떠나야겠어’를 전재한다.

[어디한번 떠나야겠어]

이기형

우리 모두 어디한번 떠나야겠어

비우고 떠나야겠어

서울을 비우고

부산 광주도 비우고

강원도 충청도랑 몽땅 비워두고

손에손잡고 떠나야겠어

장속 안동포 한산모시 중의적삼 꺼내 입고

헛간 구석 짚신 갓신 찾아내신고

허위단심 해맑은 활갯짓

아리랑이나 천안삼거리 능수버들 흥얼대며

한풀이 분풀이 굿장단에 눈물을 뿌리며

훨훨 떠나야겠어

한 뉘나 막은 땅 못 본 땅

그리운 형제들 ‘우와아’ 만나

껴안고 얼싸안고 볼따귀 부벼대러 떠나야겠어

우렁찬 통일노래 삼팔 장벽일랑 허물어

명사십리 해당화 마을 손짓하며

함흥개명(咸興開明) 만세교다

평양개명(平壤開明)모한봉이다 주체탑이다

두루 보러 떠나야겠어

금강산 묘향산에도 올라가 보고

압록강 두만강 구성진 뗏목노래 등 뒤에 들으며

백두산 명봉에 성큼 성큼 올라

천지물 떠다 목욕재개하고

피눈물진 삼천리를 굽어살피며

피목청 육천만을 부르러 떠나야겠어

문목사처럼 수경이처럼 정녕 이제는 떠나야겠어

▲ 이기형 선생을 기리며 추모의 노래가 불러졌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명상음악으로 선생의 넋을 기렸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긴다림은 학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학은 날개를 활짝 펴 분단선을 넘어 그리운 고향으로 날아갔으리라.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이기형 선생의 ‘이제는 떠나야겠어’라는 절절한 마음의 시는 현실이 되었다.

2000년 6월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일이정표인 6.15 공동선언을 발표 한 이후 이기형 선생은 서울을 비우고 북으로 떠나 그리운 핏줄들을 만나고 평양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선생의 꿈은 미완으로 끝났다. 지난 2012년 12월 본지와의 특별 대담을 통해 선생은 조국통일이 되기 전까지 눈을 감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의 넋은 이미 새가 되어 바람이 되어, 가시철조망을 넘어 양키군인 눈빛과 총칼의 경계를 넘어 훨훨 고향 북녘 땅으로 떠났을 테니 말이다.

이번 추모제와 출판기념회는 ‘통일시인 이기형 1주기 추모모임 준비위원회가 주최하고 범민련 남측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양심수후원회, 민가협, 한국진보연대, 사월혁명회, 민족문제연구소,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한겨레신문, 바른정치실현연대, 한국작가회의, 한국문학평화포럼, 문학in, 창비, 실천문학, 삶이보이는 창, 창작21, 작가출판사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출처 : 창작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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