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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수지 이끄는 야당 우세지만 … 군부 ‘25년 전 불복’ 재연 우려

우또라 2015. 11. 9. 13:09

중앙일보

 

 

 

‘아시아의 마지막 시장’ 미얀마에서 25년 만에 자유총선이 실시됐다. 8일(현지시간) 미얀마 전역의 4만5000여 개 투표소에서는 491명의 의원을 뽑는 투표가 이뤄졌다. 1990년 이후 첫 자유총선으로 유권자 3500만 명(총 인구 5300만 명)의 투표율은 80%였다. 1990년 선거 당시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지(70)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전체 492석 중 392석을 확보하며 대승했지만 군부가 선거 결과에 불복했다. 미얀마는 1962년 네윈의 군부쿠데타 이후 군부독재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당초 상원 168명과 하원 330명, 주 및 지역의회 의원 664명, 민족대표 29명을 뽑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얀마 선관위가 7개 선거구의 투표를 취소하며 상하원 491명을 선출하게 됐다. 선거가 취소된 곳은 공정선거가 어렵다고 판단된 소수민족 분쟁지역 등 7개 선거구 400여 곳이다. 보트피플로 유명해진 무슬림 로힝야족 110만 명도 투표에서 배제됐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NLD가 현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에 우세한 것으로 전망했다. 공식 여론조사는 없지만 지난 2012년 보궐선거에서도 46석 중 44곳에 입후보해 43석에서 승리하는 등 여론 지지율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NLD가 집권당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헌법상 군부가 의석 25%를 군 의원단으로 할당받고 있어서다. NLD가 집권하기 위해서는 군의원단을 포함한 상하원 의석수 657석의 과반인 329석을 확보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세 곳 중 두 곳 이상을 이겨야 가능한 수치다. 수도 양곤 등 도시지역에서는 NLD가 우세하지만 지방이나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여당의 영향력이 크다. USDP는 ‘미얀마 불교의 수호자’를 자칭하며 선거막판 미얀마 다수인 불교도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총선이 주목받는 건 미얀마가 진정한 민주화의 길로 나갈 것인지 여부와 2011년 이후 추진 중인 개혁개방의 추후 방향이 달려 있어서다. 미얀마는 2010년 형식상 군부정권 통치를 종식하고 개혁개방 정책을 펴고 있다. 테인 세인(70) 대통령은 정치범 석방, 민간언론 설립 허가, 외국인 투자제한 완화 등 개혁조치를 취하며 매년 7%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언론 탄압 등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6일 “정부와 군부는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고 결과를 인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도 군 장성 출신으로 총선에서 USDP가 패배할 경우 25년 전처럼 군부가 선거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

 군부는 2008년 헌법을 바꿔 정권교체를 어렵게 하는 독소조항을 만들었다. 헌법상 군 최고사령관이 상하원의 25%와 국방·내무·국경부 장관 3개 요직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통령 후보 지명권도 군에 있다. 헌법에 대통령 후보는 ‘군사지식 보유자’, ‘후보자 직계가족의 미얀마 시민권자 보유’를 명시하고 있다. 영국인과 결혼해 영국 시민권자 자녀를 둔 수지 여사를 겨냥한 조치다. 수치 여사는 지난 5일 3년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에서 NLD가 승리하면 화해의 정부를 만들 것”이라며 “나는 대통령 위에 서 국정을 운영할 것이며 이미 계획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은 국제사회의 참관도 허용됐다. 미얀마에 대사관이 있는 25개국 해외 참관단 500여 명이 이번 총선을 참관하고 있다. 한국도 중앙선관위 7명과 대사관 직원 등 18명이 이번 선거를 참관하고 있다. 선거결과는 10일쯤 1차로 발표되고 11월 중순 공식 집계가 공표될 예정이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출처 : 창작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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