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재왕정 무너뜨린 주역이나
왕정 옹호세력의 목숨위협 여전해
“민주화 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을 것”
네팔기자연맹(FNJ) 비쉬누 니스투리(44) 회장은 2006년 ‘네팔의 봄’을 이끌며 독재왕정을 무너뜨린 주역이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비쉬누 회장과 네팔기자연맹을 11회 만해대상 실천부문 수상자로 선정해 19일 발표했다. 네팔 민주화와 언론자유를 위해 앞장선 공로를 인정해서다. 지난주 서울·금강산·개성 일원에서 열린 국제기자연맹 특별총회 참석차 한국에 왔다 수상소식을 들은 비쉬누 회장은 “언론자유 없이는 민주화나 평화는 결코 기대할 수 없다”며 “하지만 네팔 같은 대다수 아시아국가에선 기자들의 희생 없인 민주주의를 상상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지난해 4월 네팔국민 수만명이 벌인 민주화 시위는 갸넨드라 국왕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 시민 14명이 목숨을 바친 네팔 민주화과정에서 비쉬누 회장이 이끄는 네팔기자들 역할이 가장 컸다고 네팔 국민들은 입을 모은다.
인구 2700만명의 히말라야 산악국인 네팔은 요즘 민주화를 위한 제도정비에 한창이다. 네팔기자연맹 회원은 전국 5천여명.
“네팔기자연맹 활동은 언론의 권리수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2005년 제21차 총회에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 뿐 아니라 다당체제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거든요. FNJ가 네팔 민주화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당연한 귀결인 셈입니다.”
2005년 초, 갸넨드라 국왕은 입법부를 해산했다. 네팔기자연맹은 그해 5월3일부터 나흘간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총회를 개최했다. 당시 총회는 그 자체가 국왕의 쿠데타 이후 첫 왕정의 억압에 대한 도전이었다. FNJ는 왕정의 잇단 조치를 쿠데타로 규정했다.
“독재왕정은 FNJ 기반을 조직적·재정적으로 해체하려는데 집중했지요. FNJ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새로운 어용 언론조직을 만들어 암암리에 지원하고 이미 결정된 정부예산이 FNJ에 지원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등 지능적으로 탄압을 가해 왔습니다.”
언론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며 비판언론에 대해서는 재갈을 물리는 전형적인 수법이었다.
그는 “당시 총회에서 결의된 슬로건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완전한 언론자유’였다”며 “FNJ는 표현의 자유에 가해지는 모든 형태의 억압에 저항하고 독재왕정을 물리치기 위해 앞장섰다”고 말했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비쉬누 니스투리 등 수많은 회원들이 체포·구금되거나 부상을 입었다. “재작년 제가 네팔기자연맹 사무총장 때였지요. 어느 날 밤 집에 사복 공안부대가 들이닥쳐 어디론가 끌려갔어요. 면회도 금지된 채 수일간 감금됐었지요.” 그는 2005년 5월 회장으로 선출돼 내년 5월 임기를 마칠 예정이라고 한다.
“왕정이 무너진 최근까지도 네팔기자연맹 소속 기자들에 대한 위협은 계속되고 있어요. 왕정 옹호 폭력세력이 지난 1월말 TV와 라디오 시설을 파괴하고 FNJ 파르사 지부를 습격했지요. 목숨을 빼앗겠다는 위협도 종종 받아요. 하지만 우리 네팔기자들의 민주화 투쟁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을 겁니다.”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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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고 온딤바 / 김남조/ 유종호 / 루이스 R. 랭카스터 / 서인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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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부문에 봉고 온딤바 가봉공화국 대통령 등 총 6명 수상
엘하지 오마르 봉고 온딤바(72) 가봉공화국 대통령이 제11회 만해대상 평화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가 제정하고 백담사 만해마을과 만해학술원이 주관하는 이 상 심사위원회(위원장·이수성)는 19일 올해 만해대상 5개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문학부문상은 시인 김남조(80) 숙명여대 명예교수, 학술부문상은 문학평론가 유종호(72) 연세대 석좌교수, 포교부문상은 루이스 R. 랭카스터(74) 전 버클리대 교수, 실천부문상은 네팔기자연맹(FNJ)과 회장 비쉬누 니스트리, 특별부문상은 서인혁(68) 국술원 총재가 각각 수상하게됐다.
심사위는 “봉고 온딤바 대통령은 1967년 취임 이래 1990년부터 다당제와 민주헌법을 도입하고 공명선거를 실시해 민주화를 진행하고, 분쟁 조정자 역할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의 평화정착에 기여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8월 12일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린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