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하늘내린센터에서 8월12일 열린 만해축전 입재식 및 만해대상 시상식에서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총재이며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이 축하법문을 하고 있다. |
‘창작21작가회’의 초청심포지엄에서 ‘인도네시아 문학 현실’을 발표한 토미 크리스토미 인도네시아대학교 교수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비극에 공통적이 있다며 ‘기억하기와 참여하기’란 파라다임을 통해 “기억 형성은 사건과 그 표현과의 공백에서 일어난다”며 “여기에 권력과 국가가 기억이라 이름으로 행동할 때 역사이고, 상상력의 문학작품은 역사적으로 사건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서 소설은 과거와 협상하는 장소”라고 규정했다.
관광산업이 팽배화가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 현실에도 문학이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계급제도와 관광산업’에 대해 수누 와수누 인도네시아대 교수는 “새로운 질서에 진입할 때마다 인도네시아 문학은 실험적 요소를 다룬 작품들이 등장했다”며 “관광지화 된 발리의 경우 관광산업의 성장이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고 있고 예술과 농지의 상업화가 팽배해져 진정한 발리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을 작가들이 정면으로 쓰고 있다”고 이날 말했다.
소통을 주제로 문인들의 집중점검은 현대불교문인협회의 세미나에서 두드러졌다. ‘현대시에 나타난 불교와 기독교의 소통’에 대해 고운기 교수(한양대)는 “불교는 보이지 않는 배경이라, 불교의 문제를 의식적으로 작품화하려는 의도너머에 불교는 있다”는 전제 아래, “한국 시인들은 종교사이의 소통이 종교의 무게를 갖는 다른 매개를 통해 자연스레 이어진다”며, 그 사례로 박목월 시를 인용하고 “한 몸에서 소통한 시인 박목월의 경우 기독교와 불교의 소통 가운데 어머니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문화시대의 이웃과 소설’에 대해 박청호 교수(순천대)는 “우리 사회가 전통적인 이웃 사랑이 불가능하게 제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소설과 같은 문학은 이웃사랑의 불가능을 고발하는 행위가 근간”이라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다문화 가정에 대해 경계없이 받아들이기 위한 우리의 선택이 지금의 우리 화두라며, “소설은 이에 대해 지속적인 질문을 던질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15회 만해대상은 인제읍내 하늘내린센터 대강당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이날 직접 시상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평화부문 수상자 아누라다 코이랄라(Anuradha Koirala) 마이티 네팔재단이사장과, 실천부문의 수상자 시리세나 반다 헤티아랏치(S.B. Hettiaratchi) 고고학자(전 국립스리자예와르데네뿌라대학교 부총장), 문학부문의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 및 이근배 시인(예술원 회원, 신성대학 석좌교수) 등 수상자에게 상금을 수여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중생구제를 서원한 만해스님은 시인이자 평화주의자이며 한번도 타협하지 않은 운동가”라며 “스님의 인류 평화 가르침은 다시 오늘의 네 수상자에게 이어져 이 자리를 인류사의 중심이며 부처님의 마을로 만들었다”고 격려했다.
앞서 축전대회장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 전역의 도민들이 골고루 축하자리에 참석하고 서울 등 전국에서 참서한 축전이라 더 빛난다”며 “만해축전이 문화유산 발전의 모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병국 문화체육부장관은 “만해선사의 평화평등 사상을 구현하기 위해 평창올림픽이 환경올림픽이 되도록하겠다”며 “인제가 만해정신의 발현지가 돼 만해축전이 세계적인 문화예술축제로 도약”하길 기대했다.
앞서 11일 유심작품상을 수상한 강은교 시인과 김일연 시조시인, 홍용희 평론가 등에 대한 시상식은 만해마을에서 열렸으며, 만해축전 입재식을 겸한 만해대상 시상식은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육군 12사단 군악대와 귀둔초교 사물놀이반과 연합합창단 등이 출연했다.
(재)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주최하는 축전은 5개의 문예행사와 축전 대동제 등이 지난 6월16일부터 16개 단체의 학술심포지엄 등으로 진행됐고 오는 9월2일 막을 내린다. 조국독립과 겨레사랑으로 일관한 만해 한용운 선사의 민족·자유사상을 선양하려는 만해축전은 만해학회 민족문제연구소 한국문인협회 등 22개 단체가 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