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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를 캐는 진국이 아재

우또라 2008. 6. 22. 09:22

 

 

경운기 사고로 할배가 병원에 입원해 계신 진국이 할매네 감자밭에는 읍에 사는 진국이 외삼촌이 일손을

거들러 올라오셨고 이장님 내외분, 상철아제, 은하네 아제, 서울에서 내려온 태술아제의 모습도 보입니다. 

 

▼ 감자밭에서                                                                                                                                      
 

                                                                                                                                                   www.chorok.org

 

오랜만에 감자밭에서 만난 옛 친구들은 일은 뒷전이고 서로 이름을 불러가며 여전히 장난기 많은

소년들입니다. 사람은 늙는데 유년의 동무는 늙지를 않는가 봅니다.

오늘은 마당에 앉아 캐온 감자 구어 먹으며 밤이 새지 싶습니다.

아마 지금쯤,  수박서리 하다  파출소 잡혀가 원산폭격 당한 이야기며, 고갯마루에 웅덩이 파놓고

지개지고 내려오는 아제 수렁에 빠트린 일,  20리 길 걸어 학교 다닌 이야기, 욕쟁이 할매 이야기,

냇가에 피라미 잡으러 다녔던 이야기, 꼴 베러 산 넘어 까지 갔던 일이며, 배고파 남의 집 문전을

기웃거리던 이야기들을 , 이젠 제 귀에도 익은, 그러나 아무도 기억해 주지않는, 당신들만이 알고

있는 기억의 깊은 우물을 둥둥 길어 올리면서 그 추억을 빌미로 " 따라라 들어라" 하며 술을 부어

마시고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서 태어나 가수의 꿈을 안고 서울 올라가 10년 동안 밤무대 생활 끝에 뜻을 접어야 했던

태술 아제의 노래 소리가 재를 넘어 들려옵니다.  
- 밤마다 너를 찾아 38선을 넘는다.
전전 세대인 아제들은 전후 세대인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시절의 노래들을 부르십니다.


-  밤마다 너를 찾아 38선을 넘는다 -


저는  방금전 이 창에 들어오기 전에  "좋은 벗들" 이라는 곳에서 할동하고 있는 공명의 친구가

보내온 메일을 받았고 그 메일을 통해 북한의 기아 소식을 상세하게 전해들었습니다.

저는 그 메일을 보면서 권정생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왜 당신이 가진 모든 재산을 굶주리고

있는 북한 어린이에게  써달라고 했는지를 비로소 알았습니다.
.
꿈에도 넘어 본적이 없는 38선 너머이기에 그동안 늘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꿈에도 넘어 본 일이없는 그  38선 너머를  한번도 "다른나라"라고 생각해 본 일은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촛불을 켜는 것 같이  38선 넘어에 있는 우리 아이들

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나누고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38선 너머의 백두산 금강산을 그리워 하는 것 처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져

야하지 않을까요?

현실적인 도움이 필요한 곳이기에 공명의 식구들에게 탁발하는 마음으로 글을 드립니다.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바라며 제게 온 메일을 함께 전송해 드립니다.

 

    

지율스님!